PART 01 국제표준화 성공과 추진 사례
중국의 '중의학 공정'에 맞선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추진 사례
전통의학 관련 국제표준화 경쟁에 관한 한 그야말로 한국과 중국, 일본 간에 新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ISO/TC249를 설립하는 등 중의학 공정으로 한국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전통의학 분야 표준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ISO/TC249에 13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하는 등 전통의학의 과학화에 기여하며 중국에 맞서고 있으며, 앞으로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의학
최근 전통의학의 국제표준화 바람이 불면서 전통의학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한의학의 발전에 날개를 달기 위해서는 표준화작업이 시급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통의학 표준경쟁 - 중국의 화타냐, 한국의 허준이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名醫 허준. 그 이름이 앞으로는 전 세계인들에게도 알려지게 될 전망이다. 최근 전통의학의 국제표준화 바람이 불면서 전통의학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한의학의 발전에 날개를 달기 위해서는 표준화작업이 시급하다.
전통의학의 표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 이후 중국은 자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분야로 중의학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제표준화 전략을 적극 실천하고 있으며 이미 TC249를 신설해 국제표준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 역시 전통 한의학의 국제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바야흐로 전통의학 분야 국제표준화는 중국의 명의 화타와 한국의 명의 허준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전통의학 관련 세계 시장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보고서 '2010년 한의학 기술 및 정책동향'에서는 2006년 전통의학 시장은 2,450억 달러로 연평균 7.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Global Industry Analysts, Inc는 이보다 조금 낮춰 잡고 있다.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보완대체의학 시장은 2010년 853억 8,000만 달러에서 2015년 1,141억 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2010~2015년 연평균 성장률이 5.9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약물을 포함한 전통의학 시장은 1996년 이후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8년에는 2000억 달러, 그리고 2050년에는 약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통의료 역시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6년 한 해 1,550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결같이 시사하는 점도 있다. 바로 전통의학 시장이 매년 7%대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 전통의학을 주도하고 있는 동아시아 3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들은 제각기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각축이 치열해 '新삼국지'를 벌이고 있는 형세다.
<표 1> 주요 국가별 보완대체의학 시장 추이 (단위: 백만 달러)
주요 국가별 보완대체의학 시장 추이
한국의 한의학산업과 기술 현황
한국의 한의학은 우선 인력 면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의사, 한약사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한약조제약사, 한약업사, 침구사, 접골사 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한의사 수는 전체 의료인수의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001년 12,750명이던 한의사는 2010년 19,065명으로 49.5%가 증가했다. 2001년 이후 한의의료기관 수는 매년 약 460여 개씩 증가했지만 2010년에 한의의료기관 수는 2009년보다 107개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의의료기관 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의원의 숫자가 99개밖에 늘어나지 않은 데 기인한 것이다. 이로써 2002년 이후 계속 증가하던 전체 의료기관 대비 한의의료기관의 비중도 2010년 21.3%로 정체하였다.
반면 한방병원은 2007년 이후 증가추세를 2010년에도 이어나가 2010년 2009년보다 8개소의 한방병원이 증가하였다. 최근 2년간 의료기관 전체 진료비는 전년 대비 각각 14%, 9%씩 증가한 데 반해 한의약 진료비는 7%, 4% 수준이 증가했다.
제품 분야로 살펴보면 국내 한방제품 산업시장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년간 16.6% 성장했으나 2008년에는 전년 대비 10.3% 감소해 1조 7,142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2010년 현재 시장 규모는 약 1조 8,000억 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한방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3.1%로 나타나고 있는데, 1차 한약제배산업과 2차 한방화장품산업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한약제제산업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약업체의 매출규모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증가로 한약재배시장과 인삼ㆍ홍삼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데 반해 부가가치가 높은 한약제제시장 규모는 2002년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표 2> 국내 한의학제품 산업시장 현황(생산액 기준)
국내 한의학제품 산업시장 현황(생산액 기준)
자료 : 한국한의약연감. 2010
한의학 관련 연구개발 투자는 1997년 보건복지부 한의학 발전연구사업(현재, 한의학선도기술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2004년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기획과제 발굴로 대규모 연구사업을 유치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에서도 투자가 증가하며 한의학 분야 R&D 예산이 확대되었다. 또한 한의학 관련 기술 특허도 증가해 2005년 이후 연평균 20여 건까지 특허 등록 수를 증가시켰고, 특허 출원도 대폭 늘었다.
한의학 표준화의 필요성
국내 한약제제산업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에는 관련 표준의 부실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외국에서는 한약제제의 범주에 속하는 천연물의약품이 한국에서는 생약제제, 천연물 신약 등으로 구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 규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한약제제의 범주 안에 생약제제와 천연물 신약을 포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약제제산업의 표준화와 개발 역량을 정상적으로 발전시켜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동아제약의 위염치료제인 스티렌캅셀의 경우 2009년 기준 83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여 천연물 신약의 첫 번째 블록버스터로서 주목받고 있다.
SK케미칼의 관절염치료제인 조인스정의 경우도 2009년 2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성공적인 천연물 신약의 제품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 외에도 대표적 생약제제인 은행엽추출물 징코민정이나 대표적 관절질환 소염효소제인 트라우밀주 등은 천연물의약품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한국에서 천연물질에서 추출한 복합물질의약품의 시장은 매우 크다.
이처럼 천연물질에서 추출한 의약품에 대한 세계적인 선호도 증가와 국가 제약산업 육성정책으로 한약제제산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국내 유사 범주 의약품의 규정 미비는 산업화의 장애가 되고 있으며 국제표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참고로 ISO/TC249 WG2에서 정의한 한의약품의 범주는 제조허가를 받지 않은 전통 탕약, 단순 추출제제 의약품으로 자료제출 수준을 높여 혁신성을 갖는 의약품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분류체계는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약제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약재를 포함한 천연물질 유래 의약품 연구개발과 제조 유통과정상의 규정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절실한 것이다.
한의학 관련 KS 표준은 2009년 멸균호침에 대한 KS 제정 이후 현재까지 총 6건이 제정되었다. 이침, 피내침, 침시술 안전관리, 뜸 일반요구사항, 인체 경혈 명칭과 위치-14경맥이 이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한의학 표준이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에 비해 표준화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의학 국가표준은 기술표준원의 한의약 의료기기와 의료기술 표준화 기반구축사업과제 수행으로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
<표 3> 한의학 관련 KS 표준 현황
한의학 관련 KS 표준 현황
한의학 관련 국제표준화 경쟁
현재 전통의학 관련 국제표준화기구는 ISO/TC249(전통의학)로 간사국은 중국이 수임하고 있다. ISO는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TC를 신설했으며 현재 의장국은 호주로 2015년까지 수임하기로 되어 있다.
현재 ISO/TC249의 회원국은 정회원 24개국과 준회원 8개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하에 5개 작업반을 두고 있다. ISO/TC215(의료정보)와 1개의 공동작업반을 두고 있으며 한국은 WG4와 WG5 2개 작업반 의장을 수임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와 김용석 교수가 전통의료기기 WG 공동의장을 수임하고 있으며, 고병희 경희대 교수가 의료정보 WG 의장에 선임되어 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통의료기기 WG 의장을 공동으로 수임함에 따라 국내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의 수출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표 4> ISO/TC249 회원 32개국 현황
항목 내용

정회원(P) 24개국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독일,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프랑스, 가나, 인도, 이스라엘, 몽골,
노르웨이, 남아프리카, 스페인, 태국, 튀니지 , 베트남, 오스트리아, 핀란드, 싱가포르,
이탈리아, 스위스
준회원(O) 8개국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뉴질랜드, 폴란드, 스웨덴, 영국 ,바베이도스,
홍콩(correspondent member)
<표 5> ISO 산하 작업반 현황
ISO 산하 작업반 현황
현재 국제표준화기구와 관련한 최대 이슈는 기술위원회의 명칭에 대한 것이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기술위원회의 명칭을 '중의학'으로 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맞서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기술위원회의 명칭은 잠정적으로 '전통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l)'으로 되어 있는데, 2011년 ISO 기술이사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합의해 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중국은 침, 뜸, 한약 등이 전통중의학이라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고, 이에 맞서 한국과 일본은 각 나라에서 독자적인 형태로 수백 년간 발전하여왔으므로 '전통의학' 또는 '동아시아 전통의학'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Herbal, Acupuncture and Natural Medicine(HAN Medicine)'을 명칭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일본은 'Acupuncture and Chinese Classics based Medicine'을 명칭으로 제안하고 있다.
중국은 명칭에서 '전통중의학'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국제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한국의 '고려인삼'과의 차별화를 없애기 위해 인삼 종자와 종묘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안하는 등 한의학 분야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공세적 표준화전략은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글로벌시장 장악의 일환으로 중의학 세계화, 표준화정책을 추진해 2009년에만 47억 위안(약 7,700억 원)을 중의학에 투자한 바 있다.
ISO/TC249에 대한 명칭은 2013년 5월 20일~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제4차 총회에서 최종 합의를 통해 결정된다. 만약 여기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기존의 '전통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l)'으로 결정된다.
이에 대해 간사국에서는 잠정적인 명칭[Traditional Chinese Medicine(Provisional)]을 계속 사용하며, TC249의 모든 공식 문서에 이를 명시할 것을 제안한 상태이다. 즉 TC249의 명칭을 확정하는 것에 대해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ISO 중앙사무국에 문의 결과 잠정적인 명칭 사용에 대한 기간 제한은 없으며, 현재의 잠정적인 명칭 아래에서도 작업 진행이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만큼 TC 명칭을 둘러싼 문제는 중국의 독주와 이를 견제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에 맞서 한국 역시 13건의 신규 국제표준을 제안해 전체 23건의 54%를 차지하는 등 국제표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2012년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ISO/TC249 제3차 총회를 개최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제3차 총회에는 미국, 중국 등 14개국 160여 명의 전통의학 전문가가 참석했는데, 한국은 51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참석시켰다. 주최국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중국의 공세에 맞서 한류 열풍을 전통의학시장에서 일으키기 위하여 노력했던 것이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 한국한의학연구원, 국내 한의과대학 등 학계와 인삼공사 그리고 동방침구 등 의료기기제조회사의 한의학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회의 안건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맥진기 등 13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하여 8건을 제안한 중국을 압도했으며 이 중 6건의 NP가 승인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총 7건의 프로젝트 리더와 공동 프로젝트 리더를 수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한약추출기는 중국이 제안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공동리더를 수임하게 되었다.
제4차 남아프리카총회에서도 한국은 '홍삼의 제조 과정에 대한 요구사항(N76 Requirements for manufacturing process of Red Ginseng)' 등 총 9건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표 6> 한국이 제안한 국제표준 신규 13건 항목
번호 신규작업항목(NWIP) 영문명 제안서 내용
1 Determination of arsenic, cadmium and lead in Ginseng and Ginseng products by inductively coupled plasma spectrometry ICP를 이용한 인삼 및 인삼 제품 중
비소, 카드뮴, 납 분석법
2 Microbiological quality control of ginseng and ginseng products 인삼 및 인삼 제품 중
미생물 품질 관리를 위한 분석법
3 Ginseng and ginseng products -Determination for pesticide multi-residues - Method by GC/MS/MS and LC/MS/MS GC/MS/MS 및 LC/MS/MS를 이용한 인삼 및
인삼 제품의 잔류농약 동시 다성분 분석법
4 Standards for seeds and seedlings of Angelica gigas 참당귀의 종자, 종묘 표준
5 Intradermal acupuncture needle 피내침
6 Ear acupuncture needle 이침
7 The general requirement of Moxibustion
8 Electroacupuncture device 전침기
9 General requirements of electric pulse diagnostic devices 맥진기
10 Standard for computerized tongue diagnosis and devices 설진기
11 Computerized Sasang constitution diagnosis 사상체질진단기
12 The dummy of Meridian and acupuncture points 경락경혈 동인
13 The map of Meridian and acupuncture point 경혈도
맥진기
  1. 손목부위 동맥에 8개의 맥파 신호를 영상으로 분석하여 질병 진단
사상체질진단기
  1. 얼굴 형태, 목소리, 맥파, 설진, 피부탄력도 등을 측정하여 체질 진단
설진기
  1. 사람의 혀의 색깔, 형태 등을 영상 분석기법을 통해 건강상태를 진단
전침기
  1. 인체 삽입 침에 전기 자극을 주어 치료효과를 높이는 의료기기
<표 8> 한국의 프로젝트 리더 수임 현황
한국의 프로젝트 리더 수임현황
한편, 전통의학 의료정보 관련해서 ISO/TC215(의료정보)에서도 3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 ISO/NP TS 16277-1은 박경모 경희대학교 교수가 공동 프로젝트리더를 수임하고 있다.
한국의 추진 노력과 앞으로의 과제
한국이 ISO/TC249의 WG 의장국이 된 것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해온 노력의 결실이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한ㆍ중ㆍ일 협업을 통해 전통의학 표준개발을 주도한 반 있으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정보 분야 표준개발방향'을 제시함으로써 ISO/TC249 WG5 표준제정 의장국으로의 능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의료정보 분야는 질병명 분류, 진료지침, 치료행위, 경락위치, 약물분류 등에 사용되는 진료행위의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의료기기인 ISO/TC249 WG4 의장 수임 역시 그동안 국제표준활동에 앞장선 공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였다. 한국은 전통의료기기 국제표준을 개발하면서 '의료기기 국제표준 개발 비전'을 발표하여 회원국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또한 한국이 국제표준으로 제안한 '일회용 멸균호침'은 품질과 세포독성, 급성독성, 멸균 등의 안전성이 확보된 한국산업표준(KS)을 제안한 것이었다.
이러한 성과 못지않게 앞으로 산적한 과제 역시 많다. 특히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고 한국 한의학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표준화활동이 절실하다. 공적인 연구개발과 표준화사업에서의 산ㆍ학ㆍ연 네크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우월한 의료기기, 한약 안전성과 품질관리, IT-BT를 활용한 치료기술과 용어표준 등의 영역에서 선진기술을 확보해 한의기술과 기기표준 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약제제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약재를 포함한 천연물질 유래 의약품 연구ㆍ개발과 제조유통과정상의 표준화를 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관심도 더욱 필요하다. 기술표준원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교육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략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산ㆍ학ㆍ연 연대를 통해 관련 공무원, 협회, 연구원 등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의 장점인 의료기기 분야는 더욱 강화하고 약점인 한약 분야의 관련 표준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
한편 허벌 메디신(Herbal medicine) 분야는 독일과 일본이 앞서나가고 있으므로 이 분야에서 독일과 일본과의 공조를 통해 홍삼 같은 제품을 더욱 세계화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현재 국제표준이 없는 초기에 기술위원회에서 국제표준 선점이 유리하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 대한한의사협회, 관련 기업 등과 공동으로 한의학 중장기 국제표준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ISO/TC249의 WG3과 WG4의 '피내침, 전침기의 안전성, 설진기, 맥진기'에 대한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함에 따라 '한의학 의료기술과 의료기기 표준화 기반구축사업' 과제를 추진해 2015년까지 국제표준 개발과 함께 국제표준화활동을 강화하고 표준선점을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기기와 IT 분야의 접목을 통한 전통의학 의료기기의 표준선점을 통한 세계시장의 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1. 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책임연구원, , 2012년 10월, 기술표준원
  2. 기타 기술표준원 관련 보도자료
INTERVIEW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리더 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책임연구원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리더 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책임연구원
전통의학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표준 제정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국제적인 표준이 필요한 이유는 우선 품질관리를 위해서이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한 표준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표준을 충족시키면 보험 적용과 같은 의료산업시스템 안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다.

Q.

전통의학 분야에서 국제표준화 관련 최근 핫이슈는?

A.

전통의학 분야 TC의 명칭과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중국은 TC의 신설부터, 명칭, 운영에 이르기까지 '중의학 세계화'라는 중국정부의 정치적 목표를 이루는 데 이용하려 하고 있다. ISO 정신이라든가 국제적 룰도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
TC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은 사실상 이런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Q.

현재 전통의학 분야 세계시장의 현황은 어떠하며 이 분야에서 국제표준 선점이 중요한 이유는?

A.

현재 전통의학은 인도나 동북아시아 같은 지역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유럽의 경우 자체적인 허브(Herb)시장이 있지만 글로벌시장이라 하긴 어렵다. 그러나 전통의학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표준 제정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국제적인 표준이 필요한 이유는 우선 품질관리를 위해서이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한 표준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표준을 충족시키면 보험 적용과 같은 의료산업시스템 안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국제표준의 선점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약재의 채취나 관리, 가공방법 등이 나라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것이 시장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방법이다. 국제표준을 충족시키는 경우 상품개발과 건강보험을 가능하게 해주자는 법안들이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 2004~2005년에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의학의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대략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먼저 한의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자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중국의 중의학 중심으로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Q.

전통의학 분야 국제표준화 경쟁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강점은 무엇인가? 또한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A.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중의학을 이용하는 수요자가 많다는 점이다. 대략 13억 인구의 30~40%가 중의학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한의학 수요는 낮은 편이다. 한의학의 기술수준이나 전문성은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으나 시장이나 소비자의 규모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중국의 또 다른 강점은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의학은 중국의 5대 핵심전략산업 중 하나이다. 그만큼 강력한 지원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사스(SARS)사태나 쓰촨성지진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도 중의학을 많이 활용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 차원의 대응과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의학은 보건의료산업의 여러 가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중국의 중의학 공세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선 앞으로 정부차원의 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ISO/TC 명칭을 둘러싼 문제도 어느 정도 정치적 합의로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

A.

우리나라는 설진기, 맥진기, 전침기와 같은 전통의학 의료기기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IT산업과 BT산업 경쟁력에 힘입은 바 크다. 실제 서비스 현장에서도 외국은 여전히 침 위주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많은 의료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ISO/TC249 WG4(전통의학 의료기기) 의장을 수임하고 있다.

Q.

전통의학 관련 표준화가 다른 산업 분야보다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A.

한의학이 민간서비스 중심으로 발달해온 한계가 크다. 그러다 보니 산업의 종사자들이나 수요자들이 표준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한의사들의 교육 수준이나 개별 한의원의 서비스 수준은 높지만 거시적인 산업 발달은 안 되었던 것이다.
의료기기 분야가 발달해 있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일 큰 시장은 제약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제약산업도 뒤처져 있고 한의학 분야는 더 뒤처진 면이 있다.

Q.

R&D와 연계한 표준화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A.

가장 중요한 것이 네트워크와 컨트롤타워이다. 한의학의 R&D와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곳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인데, 2012년에 한의학연구원 표준기술센터를 만들었다. 현재는 이곳에서 국제표준화 사무국 역할, 간사 역할을 하며 R&D와 표준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표준 수요조사를 해보면 전문가들조차 표준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그러다 보니 각 사업들이 단절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식약청이나 복지부가 가지고 있는 한의학 표준들을 얼마든지 국제표준으로 연계할 수도 있는데, 인식이 낮다 보니 이뤄지지 않는 측면도 크다.
앞으로는 정부관계자나 연구자분들이 표준과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런 과정을 위한 관계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Q.

전통의학과 관련해 미래에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는?

A.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유전자원의 기원과 표준문제가 핵심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버드나무껍질로 해열을 하는 민족이 있었고, 그런 지식을 이용해 해열제를 개발한 제약회사가 있다고 하자. 예전에는 해열제를 개발한 제약회사만 로열티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런 전통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부족이나 소수 민족들에게도 로열티를 줘야 한다. 이런 이익공유제가 바로 나고야의정서의 기본 입장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는 유전자원의 꼬리표, 즉 원산지와 원산지에서 가지고 있는 지식에 대한 선점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는 천연물질에 기반한 의약품 개발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전통의학과 지식, 유전자원의 표준화가 핵심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Q.

전통의학의 국제표준 관련해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A.

제일 중요한 게 정부 차원의 관심이다. 전통의학 표준은 사실 기술표준원과 보건복지부, 교육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략적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산ㆍ학ㆍ연 연대를 통해 관련 공무원, 협회, 연구원 등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장점이 의료기기 분야라면 약점은 한약 부분이다. 한약의 경우에는 재료와 제품으로 나뉘는데, 재료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장기적으로 재료의 함량이나 추출법 관련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제약산업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대응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한편 허벌 메디신(Herbal Medicine) 분야는 독일과 일본이 앞서나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독일, 일본과 공조해 홍삼 같은 제품을 더욱 세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Q.

한의학 표준이 생기면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얻을수 있는가?

A.

한의학에 대한 수요조사를 해보면 친환경적이고 보다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과 표준화의 미진함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런 안전성과 유효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표준이다.
사실 한의원에서는 식약청 기준의 규격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정도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만족하지 못한다. 단체표준이나 KS만 되어도 안전성이나 유효성이라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
한의학 표준 분야 인터뷰(종합)